우남정 시집 <뱀파이어의 봄> 추천글

작성자시산맥|작성시간22.12.09|조회수22 목록 댓글 0

  삶이라는 소우주에 절친한 것들과 무람한 것들이 넘나들며 우리를 낯설게 깨우기도 하고 친근하게 깊어지기도 한다. 먼 곳과 지척이 때로 하나의 숨결을 갈마드는 가운데 영원과 오늘 하루의 만남이 찰나적이지만 또 돈독하다. 우남정의 시편들 속에는 이런 삶을 향한 우정이 돈후하고 흩어지려는 사랑을 결속하는 눈길이 당차고 끌밋하다. 지극한 것들 곁에 날림으로 떠도는 갈마(羯磨)들을 다독이는 습습한 속종은 때로 우울한듯 찬연한 슬픔의 꽃들을 품고 시과(詩果)를 맺어간다.

 

  때로 허망한 삶인데도 이렇듯 구성진 건 시도 한 몫이 있어 뵌다. 그런 서슬에 시들은 웅숭깊은 눈망울과 그렁그렁한 눈시울을 하고 불려나와 시인과 한 몸이 되고자 한다. 불민한 일상의 미망(迷妄)과 허우룩함을 명민한 기꺼움으로 손 이끌어가는 것이 우남정의 시적 마련이다. 불우한 것들에 사랑의 물조리개를 기울이는 것이 그녀의 늡늡한 속종이려니 싶다. 시르죽던 것들이 다시 깨어나 서로 숨 냄새를 맡자고 한다. 다감한 눈길이다, 겨울 우레소리에 봄 수선꽃 봉오리가 터지듯 도처에 우남정의 눈길, 그 시음(詩吟) 아닌 것이 없다.(유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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