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
김택희 시인의 시를 요약하면 ‘달리 보기’와 ‘다른 것 되기’이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야단스럽고 자극적인 언어로 과장하지 않는다. 낮고 차분하게 사물과 풍경을 오래 바라보며, 익숙한 일상 안에 숨어 있는 또 다른 숨결을 천천히 드러낸다. 강물을 바라보다 나무가 되고, 눈 오는 날의 고요 속으로 스며들고, 길고양이와 어린잎의 생을 제 안으로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그의 시들은 세계를 새롭게 느끼게 한다.
무엇보다 김택희의 시가 아름다운 이유는 모든 존재를 대하는 따뜻한 시선에 있다. 꽃과 나무, 새와 동물, 바람과 저녁의 적막까지도 이 시집에서는 저마다의 의미를 가진 이웃으로 다가온다. 오래 바라보고, 천천히 불러 보고, 끝내 그 존재가 되어 보려는 시인의 다정한 노력은 삶의 상처와 쓸쓸함마저도 부드럽게 감싸안는 힘으로 이어진다. 세계는 삭막하고 관계는 자주 어긋나지만, 시인은 작은 잎 하나, 어린 생명의 눈망울 하나, 어둠 속을 지나는 미미한 기척 하나를 놓치지 않는다. 이렇게 그의 시는 우리 모두를 환대의 자리로 이끌고 간다.
―황정산 시인・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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