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시(醫師詩, physician poetry), 그 치유의 힘
김세영(의사 시인 문학평론가)
의사 시(醫師詩, physician poetry)는 의사 시인이 쓴 시라는 뜻이다. 의학적 주제와 의학적 체험을 담은 시라는 뜻인 의학시(medical poem)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의사시인( physician poet)은 직업적 특성상 인간 존재에 대해서 일반 시인과는 다른 지식과 인식을 가지고 관찰하고 묘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젊은 의사시절, 해리슨 내과학 교과서의 서문에 적혀있는 'medicine is art of science' 라는 글을 보고 크게 깨우침과 감명을 받은 적이 있다. 생명 없는 물체를 다루는 다른 과학 분야와는 달리, 의학은 생명과 정신을 소유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므로, 단순한 사물 과학이 아니라 예술적 과학이라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그러므로 의사와 시인은 이질적 결합이 아니라 궁합이 잘 맞는 융합이라고 생각한다. 의사시인으로서 인간의 내면 탐구에 더하여, 해부생리학적, 정신신경학적, 심리학적 지식을 함께 활용하여 보다 폭 넓게 보다 깊히 성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의사의 직업적 특성
1.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임상 체험을 한다
병원은 인간의 외면과 내면을 깊이 관찰하고 인식할 기회를 갖게 한다.
2. 단순히 신체만을 치료하는 사람이 아니라
환자와의 대화에서 정신적 트라우마와 삶의 고통을 체감할 수 있다.
3. 연민(compassion)과) 공감(empathy)에 의해서 환자에 대한
깊은 이해로 치유의 시를 쓸 수 있는 체험적 바탕을 축적할 수 있다
치유시 (healing poem)의 힘
1.시 치유의 핵심은 공감이다. 그 공감은 대화로 이루어진다.
타인과의 갈등 완화, 자기 위안, 사기 사랑에 도움이 된다.
시를 직접 써 볼 경우에는 자신과의 내밀한 대화가 될 것이고,
다른 사람의 시를 읽을 경우에는 공감하는 시의 시적 화자와의
교감에 의한 간접 대화를 가질 수 있다.
2. 감정을 구체화 할 수 있다.
시는 막연한 감정을 섬세한 언어로 이름 지어 끄집어내어 보여준다.
자신의 감정 상태를 객관적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이 생긴다.
3. 은유(Metaphor)의 힘을 느끼게 된다.
개인적인 고통과 슬픔을 자연스러운 생의 보편적 감정으로
순화하고 승화시킨다.
에둘러 말하기로 상처와 나 사이에 적당한 거리를 만들어서,
고통의 강도를 약화시켜 고통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한다
4. 시 낭송은 시 치유의 힘을 배가시킨다.
시를 낭송하면, 시의 운율적 음악성에 의해서 정서적 심리적 안정을 주고,
시를 외우면서 기억력 증진과 인지기능 활성화를 가져온다.
그리고 소리내어 읊으면 심정적으로 더욱 몰입하여 시적 화자와 깊은
교감을 이룰 수 있다.
불안, 우울증, 치매 초기 등에서 시 치유의 효과가 실제 임상 현장에서
적용되고 있다.
5. 뇌신경회로의 유기적 통합에 역할을 한다.
좋아하는 시를 기억하고 낭송하면, 전두엽의 성찰 기능이 활성화 되고,
편도체의 감정 체계의 안정화가 이루어진다.
6.시 치유를 전문으로 하는 시 치유사가 있다.
미국, 영국, 독일 등 서양에서는 시치유학이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독일에서는 예술 치유사 자격을 갖추면 직접 개업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국에도 한국문화예술교육원 시치유과 교수를 역임하고,『시 치유학』
의 저자인 김하리 시인이 있다. 앞으로 많은 시 치유사가 활동할 것으로
기대한다.
우주 영성시( Cosmic Spiritual Poetry의 치유
필자는 최근 십여 년 간 우주시, 우주 영성시라는 장르의 시를 쓰고 있다. 죽음을 실존의 문제로 체감하는 노인이나 호스피스 환자에게 영성시가 죽음의 두려움을 이길 수 있는 위로와 치유의 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인간은 물질세계에 속하는 몸과 영성세계에 속하는 영혼의 일시적 결합체이다. 몸은 인간존재의 기본 단위의 처소이다. 정신은 몸의 사령탑 격인 뇌신경의 작용현상이며, 뇌신경세포 가지돌기는 영혼의 수용체 즉 연결고리라고 생각한다. 영혼은 영적 존재로서의 기본단위이며, 각 개체에 할당된 우주의 섭리, 신성 또는 성령으로서, 그 본원인 영성세계와 연계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우주의 섭리라고 흔히 표현하는 우주의 여러 현상에 내재하는 창의적인 원리를, 우주의 정신, 우주의 혼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이 우주의 혼을 신의 속성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체험하는 모든 창의적 행위에서 그 속에 내재하고 있는 신과 조우할 수 있다.
이러한 우주의 리, 영성 기파, 영혼을 인식하고, 우주의 내밀한 순리의 이야기를 표현한 시가 바로 우주 영성시이다.
요양병원의 노인이나 호스피스병원의 환자에게는 영원에 대한 믿음을 주는 것이 구원적 치유의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죽음에 의해서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변환의 모습으로 거듭나기 한다는 믿음을 갖게 하는 것이 그들에게 정신적 위로와 구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주 영성시 한편
어디로
김세영
하늘 바라기의 한 생, 이제
무덤 언덕 너머 어디로 날아갈까?
하늘에 주행선이 없으니
몽유하듯 가도 되겠네
정 붙일 집착도
귀가할 속박도 없어
강 건너 산기슭에서 잠들고 싶다
풀섶에 날개를 묻고
영육의 유니버셜 조인트1)를 풀고
혼을 피워 올리고 싶어
시공간의 구속을 벗어나
무한 자유의 망명
나를 부르는.
무리들 울림 속으로
영성 기파로 스며들고 싶어
아득한 불멸의 에너지 장場,
진공 마당2)에 영주하고 싶다.
1) universal joint: 수직 및 교차 축이 있는 두 개의 회전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2) 제로포인트 필드(Zero Point Field, ZPF):시공 연속체에서 양자 진공 속에 존재하는 에너지장으로, 우주의 과거·현재·미래 정보가 파동으로 기록되어 있다는 가설이며, 다양한 미래의 가능성을 확률분포로 담고 있어, 현재가 되는 순간 하나의 가능성이 확정된다고 한다.
초정신체 영혼은 영적존재로서의 기본단위이며, 의식의 수용체에 결합되어, 각 개체에 할당된 우주의 섭리, 신성 또는 성령으로서, 그 본원인 영성세계와 연계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영혼은, 영성기억(모나드) 이나 영성 기파의 양자역학적 양식으로 소멸되지 않는다. 우주의 시공간 어디에서나 천체망원경에는 보이지 않지만 은하처럼 영성세계를 이루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우주의 시공간에서 가장 낮은 에너지가 잠재된 상태를 양자역학적 개념으로 양자진공이라고 한다. 우주에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양자 진공” 속에 “제로 포인트 필드”라는 장이 있다는 가설이 헨드릭 카시미르(Hendrik B,G. Casimir) 등 여러 학자들에 의해서 제시되었다. 이 장에는, '우주에서의 모든 사건의 정보'가 '파동 정보'로서 '홀로그램 원리에 의해 '기록'된다는 가설이다. 무한에 가까운 방대한 정보를 고밀도로 소멸되지 않고 기록 저장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 영혼은 소멸되지 않고 끝없는 변환으로 거듭나기한다고 상상하고 믿는다.
포에트리슬램아바 2026, 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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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 프로필:
『미네르바』시 등단(2007). 포에트리 슬램』문학평론 등단(2023)
시집:『별빛의 화법』외 4권, 시론시평 산문집:『줌, 인 앤 아웃』
한불시집:『새로운 약속』, AMAZON 시집: 『Narration of Starlight』
상징학연구소 기획자문, 『포에트리 슬램』 편집인, SIGPS 사무국 의장
제9회 미네르바 문학상, 제14회 한국문인협회 작가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