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연금술사의 도술학- 평론시선집 안귀령의 전력질주 중에서 정동재

작성자정동재|작성시간26.06.19|조회수40 목록 댓글 0

어느 연금술사의 도술학

정동재

 

자와 컴퍼스라는 황금빛 골격,

하늘에 살점을 입혀

사람을 하늘로 만드는 유무상생 도술학이다

 

천체의 사신(四神)으로 날아온 청룡의 주파수

천체의 한 축을 지탱하며 사람 승천시키는 연금술

오늘도 그는 명제를 주조하려

투명 격자 모니터에서

하늘바다의 소스코드를 인출한다

 

(자 좌표를 수술도처럼 꽂자

터널을 통과한 존재들이 걸어나오고

자동차비행기우주선으로 기동하는

오라 가득한 명제들이

그의 서재에서 해부당하고 있다

 

파멸은 부덕(不德)의 축적이라고 K가 선언했고

현존은 부덕의 공포라고 J가 받아 적었다

어긋난 연산의 벼랑 끝,

나는 그 엄숙한 신탁을 번역한다

죽이는 공부에 백골들이 돌아와 전자기장을 교란하고

살리는 공부에 푸른 숨들이 찾아와 기혈을 소생시키다니

이 얼마나 잔인하도록 아름다운 인과의 방정식인가

 

나를 살리려는 고도의 프로그래밍,

마침내 사람을 하늘로 격상시키며

영생의 궤도에 진입시킨다

죽어도 살지 못하고 죽어도 죽지 않는

인과의 대명제 앞에

석 달 열흘 뜨거운 빙하가 흘러내려

비로소 야생의 안부를 묻는다

 

나를 세포 분열시킨 우주의 자궁하늘과 땅

나를 살리려 궤도를 밀고 당기며 거리를 두어준 해와 달

그 간극을 알록달록 주파수로 좁혀준 나무와 새들

살갗을 스치며 전기에너지를 나누고 소멸한 인연들,

 

두 눈 부릅뜨고 내려다보는 그 허공에

내가 흡입하는 단 한 줄기의 대기

내가 대우주를 향해 거꾸로 쏘아 올린다

내리사랑이라는 거대한 마법의 화학식을 향해

사람의 살점으로 빚어낸 뜨거운 숨

허공의 귓바퀴에

불어넣는다

 

 

 

 

[평론] 영생이라는 불멸의 명제를 만들다

— 정동재의 「어느 연금술사의 도술학」론

 

 

정동재의 시는 자와 컴퍼스라는 차가운 수리(數理)에서 출발하여인간이 우주의 주체로 우뚝 서는 영생이라는 불멸의 명제를 도출해 내는 웅장한 사유의 산물이다시인은 서재에서 투명 격자의 모니터를 켜고 대우주의 소스코드를 인출한다천체의 사신(四神)인 청룡의 주파수를 잡아내고 십(자 좌표를 수술도처럼 꽂아 세상을 해부하는 그의 손길은 얼핏 냉정해 보이지만그 기하학적 설계의 최종 목적지는 차가운 기계가 아니다그것은 하늘에 살점을 입혀 끝내 사람을 하늘로 격상시키는’ 유무상생의 도술학(道術學)이다.

 

 

이 도술의 중심을 관통하는 것은 엄정한 인과의 법칙이다. K와 J가 폭로하는 부덕(不德)의 심연은나의 공부가 타자를 죽이는 전자기적 교란이었는지 혹은 타자를 소생시키는 푸른 숨이었는지를 묻는 서슬 퍼런 거울이다석 달 열흘 동안 뜨거운 빙하가 흘러내린 뒤에야 마침내 도출되는 대명제그것이 바로 나를 살리려는 고도의 프로그래밍이다대우주는 무심한 혼돈이 아니라오직 소우주인 인간을 살려내기 위해 해와 달의 궤도를 밀고 당기며 나무와 새의 알록달록한 주파수를 맞추는 거대한 자궁이자 지극한 사랑의 총체였던 것이다.

 

 

그리하여 시인은 마침내 죽어도 살지 못하고 죽어도 죽지 않는 인과의 대명제 위에서 영생이라는 불멸의 명제를 우주 앞에 당당히 완성해 낸다그 순간시인은 대우주를 향해 내리사랑이라는 거대한 마법의 화학식을 향해 거꾸로 숨을 쏘아 올린다그리고 사람의 살점으로 빚어낸 뜨거운 숨을 허공의 귓바퀴에 불어넣는다.”

 

 

이것은 피동적인 인간의 몸짓이 아니다우주를 차가운 물질 덩어리로 바라보는 시선도 아니다천지인(天地人)이 하나로 맞물린 우주의 한복판에서전자기적 오류를 정화한 인간이 천지의 은혜에 보은하는 고차원의 우주적 활력이며 대우주와 일체가 되는 영적 진화의 완성이다인과의 방정식을 완벽하게 해부하여 마침내 스스로 불멸의 궤도에 진입한정동재 시학의 위대한 금자탑이다.

(평론정동재)

 

 

 

https://bookk.co.kr/bookStore/6a2f78ebf3403375ddf4355c

 

 

저자소개

노벨문학상이 지상의 최고 언어인 한국어의 정수를 깨닫지 못한 채  주로 상형문자 집단에 머물러 있다는 점, 그리고 문학의 정수이자 경전인 시(詩)조차 비유와 은유라는 이름 뒤에 숨어 언어를 함부로 농락하는 문단의 아픈 현실 앞에서, 시인 정동재는 한국 문학사에 전편(全篇) '평론시집'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며 문학평론가로 등단했다.

 
그는 철학, 종교학, 수리학, 물리학, 생물학, 화학,등등 천문, 지리, 인사를 넘나드는 '영적 물리학'의 세계를 통해 기존 문학의 틀을 깨부수고, 우주의 탄생부터 완성까지를 관통하는 거대한 '천지인(天地人)의 설계도'를 펼쳐 보인다.
 
주요 저서로는 시집 《하늘을 만들다》, 《살리는 공부》, 《나는 빛이요 파동이요 생명이므로》가 있으며, 전편 평론시집 《하느님 이름 지어보기》, 《물리학으로 하느님 이름 지어보기》, 전편 평론시선집 《말못병 하느님》, 그리고 대장정의 전편 평론시선집 완결판인 《안귀령의 전력질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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