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엠리뷰
무게
/ 김세영
팔십 평생 허리 휘게 한
쌀 한가마니 등짐 내려놓고
옷고름에 매듭진
손때 묻은 한을 풀어놓았다
생명선 끝가지에 매달린
잎사귀 몇 잎마저
움켜쥔 손아귀를 열어놓았다
날마다 버리고
밤마다 가벼워져
여든 살 삶의 가벼움에
잠시 중력을 잃었다
나락 같은 어둠 속에서
목숨들이 문을 닫고 있을 때
세상의 뒷문을 열고 나가
어둠의 강, 저편으로 건너갔다
연기 몇 점, 깃털로 날리고
비둘기 한 마리 무게로 남은
뼛가루 한 그릇,
바람에 담아 산에 뿌리니
멧비둘기 한 마리 숲에서 날아오른다
산의 모습으로
어머니가 일어나 앉으며
산의 무게로 무너져 내리는 흉벽의 보洑를
마디진 손으로 다져주었다.
시집 『강물은 속으로 흐른다』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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