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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의 세계/ 원도이 시인

작성자시산맥|작성시간26.06.09|조회수20 목록 댓글 0

돌의 세계

 

 

그런데 꽃은 정말 가벼울까

 

아마도 꽃은 영혼처럼 무게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꽃가루는 바람에 날리는 것이다

 

꽃과 영혼이 무게가 없다면

영혼은 돌 속에 묻힌 깃털일지도 모른다 돌은 모래로 만든 꽃일 수도 있으니까 모래는 어딘가로 날아가 꽃의 밥이 될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모래는 깃털을 꿈꾸고 있다

종일 자신을 깃털이라고 생각하면 정말 자신이 깃털이라고 생각될 때도 있다 어쩌면 고도로 압착된 깃털이 모래의 속을 꽉꽉 메웠는지도 모른다

 

오늘 너는 깃털이 되었다가 모래가 되었다가

저 사막 너머 나일강에 도착하려면 돌의 몸으로는 갈 수 없어 너는 가벼워져야 해 꽃가루처럼 모래처럼

 

그리하여 너의 자세는 깃털을 곤두세우고 여린 꽃잎의 기분으로 제 안의 돌을 부서뜨리는 것 가능한 깃털처럼 가벼워지는 것

가장 가벼운 기분이 꽃을 만들 수 있다는

 

이집트 신화에서는 심장의 무게가 깃털보다 가볍지 않으면 죽어서 사후세계에 입성하지 못한다

 

여기 크고 작은 돌멩이들이 있다 그들은 이집트를 모르지만

지금 자신에게 없는 깃털을 뽑아

 

꽃을 만드는 중

 

 

 

 

 

*웹진 《님》, 2025년 11월 발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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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이 약력: 2019년 ≪시인동네≫ 등단.

시집 󰡔비로소 내가 괄호 안에 들어가게 되었을 때󰡕, 󰡔토마토 파르티잔󰡕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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