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 성장기
유헌
태생은 맨땅, 울 엄니 손등 같은 땅
콩새가 콩을 쪼러 콩콩 날아 올 때는
풋콩알 가슴이 콩콩 콩닥콩닥 뛰었다
콩생이가 알껍데기 톡톡 깨고 나오듯
콩깍지 툭툭 찢고 또르르 굴렀는데
싸늘한 어둠살 밑에 다시 갇힌 신세됐다
알콩달콩 음표 달고 날로 날로 높아진 키
한철을 울다가는 매미의 몸짓 같은
마지막 한 곡을 위해 찬물 세례 받는다
널 위한 밥상 무대 오를 날이 내일인가
노랗게 뜬눈으로 엿보는 시루 밖 세상
한 끼의 찬饌을 위하여 까만 밤을 지샌다
(성파시조문학 2026 제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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