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아오는 봄날
박 영 춘
눈뜨면 언제나 나무들 물 길어 올리는 소리
잠 깨워 아침 해는 들로 우릴 끌고 나갔지
아지랑이 절룩절룩 내 건너
보리밭고랑 더듬어 올라올 때
텃밭머리맡에서 어머닌
배고픈 봄날 밥상향기 풋나물 뜯었지
아버진 소 몰고 논갈이 흙살 갈아엎었지
우리들 눈빛으로 들녘이 조금은 더 푸러지면
밭에서 논에서 맹꽁이 개구리 노래 주고받고
할아버지는 물도랑 보살펴 쌀농사 시작했지
밭 일구어 밭에다 낟알 뿌리는 이는
씨앗 싹터 꿈꾸는 소리 듣는 귀 가졌지
작물 가꾸어 열매 가꾸는 이는
작물 커가는 모습 놓지 지 않는 눈 가졌지
달빛과 별빛 여유로움 흐르는 새벽녘에는
논밭 더듬는 기침소리 봄 것들 잠을 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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