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미 급한 새싹
박 영 춘
입춘이 지났으면 지나간 거지
아직 날이 이처럼 매서운데
어쩌자고 너는 이 추위에 태어나와
앞가림도 못하고
그토록 후들후들 떨고 서 있느뇨
지난 날 푸른 꿈 활개 펴던 나무
슬픈 낙엽 뒹구는 쓸쓸함
긁힘의 아픔 냉갈령한데
어쩌자고 너는 벌써 생겨나와
무엇을 호소하려고
그토록 어리석은 몸짓이뇨
사랑은 둘만의 나눔이라는데
봄이 와야 싹 틔고 잎 피고
꽃이 피어나거늘
봄은 아직 천리밖에 있나본데
어쩌자고 너는 서둘러 솟아나와
무엇이 그리도 그립기에
목말라하는 모습이뇨
홀로서기 어려울수록
때를 기다려야 하거늘
어쩌자고 너는 불쑥 삐져나와
앞가림도 못하고
그토록 부끄러워하는 눈빛이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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