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꽃향기
박 영 춘
해님이 보고 싶어 얼굴 펴려하면
폭탄 비가 퍼붓고
햇빛이 그리워 미소 지으려하면
총알 바람이 불고
해님을 그리워하다
사모하다 그만 사무처
고개 숙인 고추나무 세 개
그걸 뽑아든 나
너만 괴롭냐 나도 괴롭다
햇빛이 빛나야
너도나도 행복할 수 있다는 걸
햇빛이 맑아야
우리 서로 좋아할 수 있다는 걸
너만 아느냐 나도 안다
고추야 힘내라
조금만 참고 견디어라
지겨운 장마 지나가고
햇살이 젖가슴을 어루만지면
이제 너희도 꽃피고 열매 맺어
머지않아 바짝 약 올라
너와 나의 사랑 볼그스름하게
낯익을 날 돌아오리라
화끈화끈 불탈 날 돌아오리라
매콤한 사랑
맛깔스런 양념
우리사랑 얼큰한 날 돌아오리라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