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 7>
- 시 : 돌샘/이길옥 -
초등학교 3학년 여자아이 셋이
인도를 다 차지한 채
휴대전화기 속으로 해맑은 눈동자를 집어넣고 있다.
저 나이
시시덕거릴 저 나이의 동화는
벌써 책가방의 무게에 맥 풀려 사라지고
저 또래
재잘거릴 저 또래의 입에 오르내리던 동요는
이미 가락에 녹이 슬어 음색을 잃었다.
보도블록이 들썩이고
간판들이 덜컹거려야 할 수다로
돌풍을 일으킬
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 셋의 나들이에
최신 휴대전화기가 끼어들어
철부지 천진난만을 야금야금 잡아먹고 있다.
어린이가 사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