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사리의 파란 눈동자

작성자들소 박영춘|작성시간24.05.01|조회수10 목록 댓글 0

삽사리의 파란눈동자

 

박 영 춘

 

 

무언가 할 말이 많은 것처럼 꽃밭가녘에 움츠려 앉아

가냘프게 미소 지으며 갸웃거리는 꽃잎을

심심찮게 바라보는 삽사리 눈빛

여름날 오후 바이칼호수처럼 깊고 푸르고 시원하다

 

맑고 파란 하늘

모감주나무가지에 걸린 조각달

마음 아픈 곳만 파고드는 달빛그림이 너무 고와

혹여 들킬까 두려워 실눈으로 바라보는 고독감

막상 소리 내어 울지는 못하고

눈시울에 걸린 그리움만 울컥울컥 고독하게 삼킨다

 

계수나무 밑에 초가삼간 집짓고

끔찍이도 절 좋아하는 임과

사슬 벗은 홀가분한 몸으로

유유자적 자연을 뛰어 놂 만끽하고 싶어

서녘달빛 배웅하며 마음속으로 얼마나 울었는지

다음날 아침 내 눈빛을 보더니

삽사리의 파란눈동자가 충성 가득한 응석으로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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