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을 찧다가 / 성백군

작성자하늘호수.|작성시간26.06.06|조회수19 목록 댓글 0

마늘을 찧다가 / 성백군

                                                           

 

절구통에서 몰매를 맞으며

하얀 살점이 짓이겨짐으로

진가를 드러내는 너

 

무슨 잘못이 그리도 크기에

겉옷 속옷 다 벗기고

발가벗은 알몸으로 부끄러울 짬도 없이

수렁으로 떨어져 바수어지는가

 

고통이 너무 심하면

눈물도 제대로 나오지 않고

선혈마저 하얗게 바래어지는 것일까, 그럴수록

본색을 드러내며 지조를 지키는구나

 

형체가 사라졌으니 신원(伸寃)도 할 수 없고

억울한 사연이야 있으나 마나 지만

너의 그 톡 쏘는 향이 내 눈을 찌르니

너 대신 내가 울어줄 거나

 

조금만 고난을 겪어도

참지 못하고 튀어 오르는 내 혈기가

마늘과 함께 절구통에 바수어져 뭇 사람들에게

입맛을 돋우는 조미료나 될 수 있으면 좋으련만

 

      63 - 1014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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