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의 패랭이/ 우병은 작가

작성자시산맥|작성시간22.02.18|조회수52 목록 댓글 0

지난주 목요일(1월27일) 한국일보에 "옛날에 금잔디"라는 글을 흥미롭게 읽었다.어렸을때 우리 둘째 누님이 동네 청년들과 함께 유성기를 틀어 놓고 이 노래를 많이 들었고 유성기 안에 사람이 들어 있나 싶어 아무도 없을때 누님 방에 몰래 들어가 시커먼 상자 옆을 열어 보니 사람도 없고 먼지 하나 없는 빈상자에서 왜 사람 소리가 나고 노래가 나오나 어린 나는 요상하게 느꼈다.60여년전 학생영어 월간지에 윤보선 대통령에 대한 글을 읽어 보니 당숙이신 윤치호씨가 독선생(개화기때 가정교사를 독선생이라 불렀다 함)으로 부터 영어를 배워 많은 외국 노래를 한국말로 번역했는데 메기의 노래도 있었다.

 

 브라질 상 파울로로 이민가서 이민 선배가 사는 집 아래층 방 하나,부엌 하나,화장실 하나 있는, 바퀴벌레가 사는 헌집에 입주해서 새벽 5시에 일어나 침대 쿠션을 벽에 세우고 아내와 나는 미싱을 돌려 자수를 놓고 미취학 어린 아들과 딸이 실밥을 따고 뒷정리(시야게)를 하고 밤 12시에 일을 끝내고 청소하고 쿠션을 눕혀 자고 손이 빠른 아내는 계속 미싱 돌리고 나는 밥과 설거지를 하고 한참 놀아야 할 어린 아이들 마저 일을 돕는 처량한 생활에 사나이 답지 않게 날마다 눈물을 흘리며 울고 밥을 차려 놓고 아내에게 식사하라 했다가 물건 하나라도 더 만들어야 하는데 뜨거운 밥을 언제 다 먹고 일하는거야? 호되게 야단 맞았다. 울지 않던 아내는 어느날 얼굴이 붉게 충혈되어 ㅡㅡ옛날에 패랭이 강가에 병은이와 앉아서 놀던곳 한강물 푸르게 선하다 병은아 희미한 옛생각 지금 우리는 미싱 밟고 병은의 머리 백발다 되었네 옛날의 노래를 부르자 병은아 사랑하는 병은아ㅡㅡ메기의 추억을 개사해서 목이 메여 노래를 부르는 아내가 왠 일이야!  나도 깊은 멜로디에 빠졌다. 아내도 처참한 이민 생활에 지첬는지  맞선 보고 결혼할 때까지 현재 하남시 신장리 한강물과 건너편 남양주군 예봉산이 그림 좋은 병풍을 이뤄 거기에 앉아 미래를 꿈꾸며 사랑을 속삭이면서 풀속에 한송이 두송이 보이는 패랭이를 꺾어 꽃밑을 잡고 돌리면 시계처럼 벵글 돌아 우리의 낭만의 추억이 길이 남아 있는데 현실은 눈물로 하루 하루를 겪는 이민 고생이라서 그런 노래가 나왔나 보다.

 

 이걸 한국에 계신 부모님에게 편지로 써 보냈더니 멀리 간 자식이 가슴이 아프셧는지 어머님께서 정성을 다 해 반투명 종이에 바느실로 꿰매어 조그마한 사각형 봉투를 만들어 패랭이 씨앗을 넣고 봉해 아버님께서 주시는 편지봉투 속에 넣어 보내 주셔서 뒷마당에 심어 처녀때 아내의 손등살같은 고운 잎이 나고 고운 줄기가 나고 예쁜 꽃이 피어 또 옛날 한강가에 앉아 패랭이꽃을 따서 놀던걸 재현했다.

 

 미국 올때도 가져와 지금도 우리 꽃밭 중심에 심겨져 해마다 어머니날을 조금 지나 45년째 꽃을 피우며 옛날의 금잔디 대신 옛날의 패랭이 노래를 부르게 한다.금잔디를 패랭이로 바꿔 처량한 이민 고생에 노래가 되고 위로가 되어준 거라 유투브에 옛날에 금잔디 노래를 들으며 google을 보고 메기의 발자취를 찾아 친구 부부와 함께 클리블랜드에 갔다.Visitor Center에 가서 물으니 담당자는 역사지식이 없는건지 기록이 없는건지 모르고 있어 실망했다.선생했다는 학교가 어디일까 시간이 모자라 찾지도 못했다.이리호 건너 손만 뻗으면 닿을듯 가까이 보이는 땅이 카나다 땅.거기서 동쪽으로 올라 가면 Hamilton. 남편 존슨과 아내 매기의 무대였다.Hamilton에 물레방아가 있던 옛날 집과 명판이 남아 있다고 한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찾아가 보고 싶다.클리불랜드에서 카나다땅을 넘어 미시간호를 건너면 메기의 남편 존슨의 친구 버터필드가 살았는 디트로이트. 영국에서 이민온 작곡가겸 바이올리니스트 James Butterfield에게 아내 메기를 일찍 잃은 슬픔이 가득한 Johnson은 Maple Leave 라는 시집에 실린 When You and I were Young,Maggie (메기의 추억) 라는 시에 곡을 지어 달라고 부탁했다.해밀턴,디트로이트,클리불랜드는 나라가 다르고 주와 주가 다르지만 가까운 거리에 있다. 디트로이트에서 카나다 땅으로 다리가 있어 검문 받으면 래왕도 한다.한때는 자동차 제국으로 명성이 높던 디트로이트는 자동차산업 쇠퇴로 인구 전출이 많아 폐가가 많고 도시가 쇠퇴하고 있었다.

 

 1861년에 남북전쟁이 터져 모든 남자들이 군대에 가고 교사가 부족할때 1864년에 메기와 결혼한 존슨은 카나다 국적자로서 클리블랜드에서 교편을 잡을때 메기도 와서 신접살림하는데 메기의 병세가 악화되는걸 보고 존슨은 When you and I were Young,Maggie(엣날의 금잔디)라는 시를 써서 1864년에 간행된 Maple Leave 라는 시집에 실렸다고 한다. 다음해 1865년 애기를 낳고 남북전쟁이 끝나고(1865년5월9일) 3일만에  메기는 눈을 감아 남편 존슨은 얼마나 마음 아팠을까! 메기와의 사이에 태어난 애기를 안고 물래방아 소리 들으며 로맨스 가득한 해밀턴으로 가면서 죽은 아내를 화물칸에 따로 태운 슬픔과 엄마없는 아기가 울때 아빠는 속으로 얼마나 울었을까! 깊이 생각할수록 처절해 1866년에 디트로이트에 사는 친구 버터필드에 의해 노래가 탄생 했다.기고해 주신 이혜란님의 글에 남편 이름과 지명이 다른데 저는 google의 메기의 추억을 인용 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