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이명희
한 마리 나비가 비틀거렸다
마을의 이름은 ‘고요’
카페엔 웃음이 넘치고
부유한 건달들이
주인을 섬겼다
어느 날 손님이 방문했다
쉬었다 가도 될까요?
그들은 눈 흘기며
반기지 않았다
모르는 사람이야
무시하고 즐기자
그래도 조심하시죠
신경 쓰지 마!
손님의 눈빛이 흐려진다
야릇한 웃음 몇 초 던지고
너희들 그거 평안 아니야!
태양이 마을을 삼켜버렸다
하늘의 변심/이명희
그가 마음을 닫은 지 오래다
이제나저제나 풀길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오래간 적이 없었다
날마다 눈치 보며 진정되길 바란다
그의 찌뿌듯한 표정에 숨이 막힌다
같이 웃어본 지 한참이다
냉담이 오래가니 애정도 무너질 판이다
그를 향한 마음을 포기할까 보다
원래 그의 모습은 변화무쌍했다
우울할 때도 있지만 활짝 웃는 날이 많았다
그가 모습을 감춘 지 오래다
우리가 하도 지지고 볶고 열을 내니
자연스레* 화가 나서 떠나버렸다
그에게 사과해야겠다
욕심부리지 않겠다고 약속해야겠다
*자연스레 화가 나서(자연 발화)
*밴쿠버의 다발성 산불로 타 주의 도시는 여름 내내 파란 하늘을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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