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 물꽃 / 성백군 시인(북가주)

작성자시산맥|작성시간26.06.07|조회수4 목록 댓글 0

빗방울 물꽃               

                                         

 

나목의 잔가지에 맺혀

허공이 비치는 가난한 열매가 되기도 하고

전깃줄에 매달렸다가 바람에 휩쓸려 앙앙

울어대는 갓난아이가 되어보기도 하다가

뒤뜰 창유리에서는 미끄럼타는

개구쟁이가 되었다가급했나 봅니다

길가에 뛰어내려 마른 들풀 쓰다듬으며

그래도  세상이 좋다고

훌쩍훌쩍 함께 웁니다

 

높고 푸른 하늘만 바라보느라

논바닥 갈라진 틈에 갇혀 흑암을 더듬기도 했고

시궁창에 들어가  틀어막고 썩은 냄새 핥기도 하며

궂은  힘든  도맡아 닥치는 대로 헌신하며

   공양하다가 하늘에 닿았는데

하늘은 푸르고

하늘은 깨끗하고 넓기만 하고

하늘은 비어 있고 아무도 없어서

 

비가 오십니다

사람 사는  땅으로 오십니다

빗방울이 찬바람 쓸어안고 연못에 떨어집니다

떨어지면서 물꽃이핍니다

    물의 열매가 떨어지는 곳에는

꽃잎이 두껍게 쌓입니다

쌓일 때마다 열매는 없어지고 연못에는

자지러지는 물꽃의 웃음소리

천지가 허리가 휘도록

바람 소리를 내며 좋아합니다

 

세상에는

 열매 떨어뜨려 남의 웃음꽃 피우는

빗방울 물꽃이 있어서 살만하다고마른

나무들이풀들이온몸으로 부딪치며 춤을 춥니다

 

 

 

 

         -위 작품은 2025년 미주문학 겨울호에 발표-

 

성백군 : 시인, 목사, 월남전 참전 국가유공자

1948년 경북 상주 출생. 1980년하와이 이민. 2022년북가주 FREMENT로 이주

경기공전, 남가주 신학대학,상항성서신학대학원 졸업

2005년 월간『스토리문학』 시부문 신인상, 2016년월간스토리문학상 시부문 우수작품상,

2016년 재외동포문학상 시부문 대상 수상

미주한국문인협회 정회원, 한국스토리문인협회 특별회원, 시산맥 특별회원

시집 『풀은 눕지 않는다』『비의 화법』『동행』  동인지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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