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츠담 상수시 궁전
하늘에서 한 자락 파라다이스 잘라온 듯
걱정 근심이 없다는 상수시* 궁전
수백 년 전, 이 궁전을 거닐던 왕은
볕 잘 드는 한 귀퉁이에서
돌판 무덤 위에 놓인 예닐곱 개 감자와 **
열 마리 충견이 묻힌 무덤 옆에서
새소리 자장가 삼아 오래오래 잠들어 있다
크고 작은 걱정거리 짊어지고
세계 각 곳에서 상수시 궁전 찾아온 사람들,
잔잔하고 푸른 호수에 마음의 안개 씻어내고
정원 곳곳마다 꽃들이 뿜어내는 꽃불로
어두운 마음 환히 밝히고
주인 없는 궁전의 주인이 되어
걱정의 짐 벗고 새같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이곳저곳 궁전 뜰을 평화롭게 거닐고 있다.
* 상수시(sans sousi) : 프랑스어로 ‘걱정 근심이 없는’이라는 뜻
** 프리드리히 대왕은 유럽에 감자를 식량으로 도입하였다고 하여
‘감자 대왕’이라고도 불린다.
- <문학의 창> 2025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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