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이, 왜 섬이겠니? 앉아있어도 누워있어도 왜 섬이겠니?/ 김인식 시인(워싱톤)

작성자시산맥|작성시간26.06.21|조회수13 목록 댓글 0

그 섬이, 왜 섬이겠니? 앉아있어도 누워있어도 왜 섬이겠니?

 

 

 

 

가장 먼저, 아침을 육지에 납품하는 섬을 아니?

 

도동항은 태양이 키워낸 또 하나의 화단이라서

밤이면 노란 불꽃들이 수초처럼 흔들렸다

바위절벽마다

솜털 같은 봄을 산란하고 날아오르는 갈매기들

나리분지 명이나물이 알을 깨고 나오듯,

연둣빛 생각들을 재재거리며 밀어올렸다 양떼처럼

하얀 파도를 바다에 방목하는 너의 울릉도,

이백오십만 년 된 해풍은 파도를 돌보는데 선수가 다됐다

새벽을 끝내고 돌아온 만석호 선장이

섬 모서리에 투명하고 긴 휘파람을 걸어놓더니

아직 별 가루 묻어있는 가슴장화를 신은 채

밤새 잡은 오징어상자를 공판장으로 날랐다

언제 찾아가도 물비늘처럼 반짝이는

섬사람들의 미소가 치어 떼처럼 눈부신 울릉도

 

섬 동쪽 끝, 읽다 접어 둔 섬말나리를 너는 봐야 해

그것들 바람 갈피에서 주홍주홍 저질러질 때

카페 울라의 먹물 아이스크림처럼 나는 녹고 말았어

해국을 목 놓아 기다리는 파도는 혼잣말이 많아졌지만

 

현포항 저 멀리

돌김 펴 널던 여자의 주름진 손, 그 끝

 

수평선 사이로 쏟아진 노을이

 

방금 잡은 홍게처럼 바글거렸다

 

 

 

- '25년도 [워싱턴문학] 게재 -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