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에 당하다>
- 시 : 돌샘/이길옥 -
덩굴장미 새빨간 눈웃음이
철조망 울타리를 타고 넘는다.
허공을 휘감는 낭창낭창한 저 허리의 꼬드김
담장 안에서 꾹 눌러 참았던 발정이
끝내 진한 암내를 풀어헤치고 있다.
저걸 어떻게 해야 하나.
철조망을 타고 넘으면서도
상처 하나 내지 않는 무량의 웃음으로 장악한 허공에
유곽을 들여 호객을 일삼는
저 유혹을 어떻게 해야 하나.
진한 분粉냄새를 깔아
발목을 잡는 저 뇌쇄惱殺를 어떻게 해야 하나.
선홍의 웃음에 홀딱 넘어가는 나를
나를 어떻게 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