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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에세이

강지이의 「여름」 감상 / 장석남

작성자강인한|작성시간22.09.04|조회수386 목록 댓글 0

강지이의 「여름」 감상 / 장석남

 

 

  여름

 

       강지이

 

 

   그곳에 영화관이 있었다

 

   여름엔 수영을 했고 나무 밑을 걷다 네가 그 앞에 서 있기에 그곳에 들어갔다 거기선 상한 우유 냄새와 따뜻한 밀가루 냄새가 났다 너는 장면들에 대해 얘기했고 그 장면들은 어디에도 나오지 않은 것이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어두워지면 너는 물처럼 투명해졌다 나는 여름엔 수영을 했다 물 밑에 빛이 가득했다

 

   강 밑에 은하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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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해 여름을 살지만 같은 여름은 아니다. 일생 사랑을 하지만 당연히 같은 사랑은 아니듯이물속에서 자맥질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여름은 일 년 중 가장 깊고 넓은 생활의 무대일지도 모른다인간은 왜 물속이 궁금할까생애의 여름인 청춘이면 인간은 왜 사랑이라는 영화관이 궁금할까거기에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 장면이 있기 때문이다상영이 끝나면 물처럼 투명해지는 라는 영화관! ‘물 밑에 가득한’ ‘을 보느라고 여름엔 수영을’ 한다그 맹목(盲目)의 을 어떤 도량형으로 말하랴저런그것이 밤까지, ‘은하수를 보는 일까지 이어지다니. ‘의 투명이 짙었음을 문득 알아차린다여름은 이미 지나갔으리라.

  장석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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