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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에세이

심언주의 「식빵을 기다리는 동안」 감상 / 이수명

작성자강인한|작성시간23.04.29|조회수862 목록 댓글 0

심언주의 「식빵을 기다리는 동안」 감상 / 이수명

 

식빵을 기다리는 동안

 

   심언주

 

 

 

어떻게 될지 몰라

 

웅크린 채 몸을 말고 있다 보면

 

부풀 수 있대.

 

속이 꽉 찬 소시민이 될 수 있고

위기마다 일어설 수도 있대.

 

식빵과 나란히 누워

일광욕을 하고 싶어.

 

네모를 유지해 가며

메모하고 싶고

 

찢고 싶고

 

책 안 읽어도

꾸준히 한 장씩 식빵만 먹으면

사람이 될 수 있대.

 

뜯을 때보다

뜯길 때가 더 마음 편한 거래.

 

햇볕에 부푼 낙타 등을 어루만지며

수고했어.

라고 말해주고 싶어.

 

낙타보다 식빵보다

내가 먼저 무너져 걱정이긴 하지만,

 

 ...............................................................................................................................................................................

 

    식빵을 기다리며 식빵에 대해 생각한다. 식빵은 부풀어 오르고 네모 모양이다. 나도 식빵과 같은 삶이고 싶다. 식빵처럼 부풀어 올라 “속이 꽉 찬 소시민이 될 수 있고/ 위기마다 일어설 수도 있”으면 좋겠다. 또 식빵처럼 “네모를 유지해 가며/ 메모하고 싶”다. 가볍고 탄성 있고 그러면서도 네모진 각을 유지하고 있는 식빵의 생생한 물성이 그려진다. 눅눅한 인간의 일상을 날려버리고 싶을 때 식빵이 옆에 있다. “식빵과 나란히 누워/ 일광욕을 하고 싶”은 마음이 된다. 나는 이렇게 식빵에 의지하고 식빵을 붙잡는다. 왜 나는 항상 무너지고 위기가 올까. 왜 “낙타보다 식빵보다/ 내가 먼저 무너져” 버리는 것일까. 식빵처럼 주변의 사물들은 변함없고 평안해 보이는데 말이다.

 

   이수명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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