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언주의 「식빵을 기다리는 동안」 감상 / 이수명
식빵을 기다리는 동안
심언주
어떻게 될지 몰라
웅크린 채 몸을 말고 있다 보면
부풀 수 있대.
속이 꽉 찬 소시민이 될 수 있고
위기마다 일어설 수도 있대.
식빵과 나란히 누워
일광욕을 하고 싶어.
네모를 유지해 가며
메모하고 싶고
찢고 싶고
책 안 읽어도
꾸준히 한 장씩 식빵만 먹으면
사람이 될 수 있대.
뜯을 때보다
뜯길 때가 더 마음 편한 거래.
햇볕에 부푼 낙타 등을 어루만지며
수고했어.
라고 말해주고 싶어.
낙타보다 식빵보다
내가 먼저 무너져 걱정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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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을 기다리며 식빵에 대해 생각한다. 식빵은 부풀어 오르고 네모 모양이다. 나도 식빵과 같은 삶이고 싶다. 식빵처럼 부풀어 올라 “속이 꽉 찬 소시민이 될 수 있고/ 위기마다 일어설 수도 있”으면 좋겠다. 또 식빵처럼 “네모를 유지해 가며/ 메모하고 싶”다. 가볍고 탄성 있고 그러면서도 네모진 각을 유지하고 있는 식빵의 생생한 물성이 그려진다. 눅눅한 인간의 일상을 날려버리고 싶을 때 식빵이 옆에 있다. “식빵과 나란히 누워/ 일광욕을 하고 싶”은 마음이 된다. 나는 이렇게 식빵에 의지하고 식빵을 붙잡는다. 왜 나는 항상 무너지고 위기가 올까. 왜 “낙타보다 식빵보다/ 내가 먼저 무너져” 버리는 것일까. 식빵처럼 주변의 사물들은 변함없고 평안해 보이는데 말이다.
이수명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