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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에세이

김참의 「밀실」 해설 / 최규리

작성자강인한|작성시간23.11.07|조회수316 목록 댓글 0

김참의 밀실」 해설 최규리

 

 

  밀실密室

 

     김 참

 

 

   목 위에 머리 대신 확성기가 달린 우리그런 우리에게 하루에도 몇 번씩 쏟아지는 질문들머리는 어디 두고 오셨어요몰라요자고 일어나 보니 머리가 없어졌더라고요오디오 수집가도 아닌데 목 위에 확성기를 단 사람이 모여 사는 이상한 단층 아파트단층 아파트요세상에 단층 아파트도 있어요지상부는 단층인데지하는 101층이에요그럼 주차는 어떻게 해요주차요나야 모르죠나는 차가 없으니까아직 어두운 새벽식은땀 흘리며 복기해 본 간밤의 꿈지하 5층과 14, 22층 버튼에 불이 들어와 있었지만멈추지 않고 추락하던 엘리베이터목 위에 확성기를 단 이웃들과 함께 커다랗게 비명을 질러도 끝없이 아래로 떨어져 내리던 엘리베이터. 101층에서도 멈추지 않고 무저갱으로 추락하던 밀실서로를 비추는 두 거울 속에서 무한 증식하며끝없이 추락하던 사람들귀가 터지게 소리 지르는 확성기들로 가득하던어둡고 기괴한 방.

 

          —계간 《시와세계》 2023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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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득자고 일어나니 머리가 없어졌다우리가 너무 잘 알고 있는 카프카의 변신을 연상케 한다절마에 빠진 현실로 인해 스스로 벌레가 되고 말았던 신체불안과 공포가 만들어 낸 자기 부정이다비현실적이고 기괴한 방소외된 목소리. “목 위에 머리 대신 확성기가 달린 우리는 무수히 많은 말들을 하면서도 늘 하지 못한 말들이 많아서 답답하다. “쏟아지는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없다하고 싶던 말들이 쌓이고 쌓여 결국 깊은 수렁 속으로 추락하는 사태. “목 위에 확성기를 단 사람이 모여 사는 이상한 단층 아파트에서 우리가 가끔 만나게 되지는 않을까목소리를 높여 세상을 향해 외쳐도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현실. “단층 아파트라는 모순아파트는 단층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그러나 단층인 아파트높이 건설된 자본주의의 맨 아래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아파트처럼 포화상태에 있다계급화된 사회수평적 구도에서의 다양성은 무시된다제도권 바깥의 사람들과 가장 아래에 배치된 사람들의 목소리너무 아래에 있어서 확성기를 달고 아우성치는 안타까운 모습이다매우 비현실적 시의 환경에서 매우 현실적인 장면이라고 생각한다아래로아래로추락하는 사람들지상은 단층이지만 지하는 101층인 어둡고 기괴한 방”. 밀실에 갇힌 사람들은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다누구나 기괴한 밀실 하나쯤 가지고 있지 않을까.

 

   최규리 (시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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