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비평/에세이

류미야의 「와잠(臥蠶)」 감상 / 최형심

작성자강인한|작성시간24.03.05|조회수396 목록 댓글 0

류미야의 와잠(臥蠶)」 감상 최형심

 

 

 와잠(臥蠶)

 

   류미야

 

 

   어둠의 모양은 사각이 분명하다

   무성한 그 모서리사각대지 않고는 그런 깊은 그늘을 기를 수 없는 일이다 모진 잠 귀퉁이를 서걱서걱 파먹으며 한 줄기 푸른 꿈을 순하게 길어 올리는소금꽃 눈가 어룽진 얼굴 하얀 누이야사는 건 그렇게 때로 그루잠 드는 일이다

   둥글게 나를 껴안고 슬픔을 잊는 일이다

 

.......................................................................................................................

 

   와잠(臥蠶)은 누에의 잠을 이르는 말입니다누에는 한 번 잠을 잘 때마다 허물을 벗고 성장을 하게 되는데그렇게 몇 번 깊은 잠을 자고 나면 한 마리의 온전한 나방이 되어 날아오를 수 있게 됩니다인생을 살다 보면 누구나 모서리를 만나 상처받을 일이 생깁니다그런 상처는 때로 인생의 깊은 그늘이 되기도 합니다하지만 한숨 푹 자고 나면 다 잊고 새로 시작할 힘을 얻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금꽃으로 눈가가 어룽진” 채 잠든 누이를 보며 화자는 말합니다. “사는 건 그렇게 때로 그루잠 드는 일이라고 말입니다잠든다는 것은 둥글게 나를 껴안고 슬픔을 잊는 일이니까요.

 

  최형심 (시인)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신고 센터로 신고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