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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사의 「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 감상 / 나민애

작성자강인한|작성시간24.08.19|조회수435 목록 댓글 0

이육사의 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 감상 나민애

 

 

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

 

   이육사李陸史 (1904~1944)

 

 

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꼭 한 개의 별을

십이성좌十二星座 그 숱한 별을 어찌나 노래하겠니

 

꼭 한 개의 별아침 날 때 보고 저녁 들 때도 보는 별

우리들과 아-주 친하고 그중 빛나는 별을 노래하자

아름다운 미래를 꾸며 볼 동방의 큰 별을 가지자

 

한 개의 별을 가지는 건 한 개의 지구를 갖는 것

아롱진 설움밖에 잃을 것도 없는 낡은 이 땅에서

한 개의 새로운 지구를 차지할 오는 날의 기쁜 노래를

목 안에 핏대를 올려가며 마음껏 불러보자

 

처녀의 눈동자를 느끼며 돌아가는 군수야업軍需夜業의 젊은 동무들

푸른 샘을 그리는 고달픈 사막의 행상대行商隊도 마음을 축여라

화전火田에 돌을 줍는 백성들도 옥야천리沃野千里를 차지하자

다 같이 제멋에 알맞은 풍양豊穰한 지구의 주재자로

임자 없는 한 개의 별을 가질 노래를 부르자

한 개의 별 한 개의 지구 단단히 다져진 그 땅 위에

모든 생산의 씨를 우리의 손으로 휘뿌려 보자

앵속罌粟처럼 찬란한 열매를 거두는 찬연餐宴

예의에 꺼림 없는 반취半醉의 노래라도 불러 보자

 

염리한 사람들을 다스리는 신이란 항상 거룩합시니

새 별을 찾아가는이민移民들의 그 틈엔 안 끼어 갈 테니

새로운 지구에단 죄없는 노래를 진주처럼 흩치자

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 다만 한 개의 별일망정

한 개 또 한 개 십이성좌 모든 별을 노래하자.

 

          ―이육사시전집 『광야에서 부르리라』 시월(十月) 2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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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는 1936년 12월에 발간된 풍림》 창간호에 실려 있다이 잡지는 독자들에게 일종의 방풍림이 되고 싶다는 의미에서 풍림이라는 제목을 붙였다창간호니만큼 젊은 문인들이 뜻과 의지를 모았을 것이다그 가운데 이육사의 시가 들어 있다.

   이육사 시인이 등단한 것이 1933년이었다이후 5년 정도 이육사는 문인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두루 친구가 많았고 누구나 좋아하던 이라고 했다그는 뜻을 세우고 지킬 줄 알았던 지사였다이 시만 봐도 알 수 있다높은 기상과 흔들림 없는 눈빛에 우리의 가슴마저 두근거린다.

   그러나 저 시대가 쉬웠겠는가어림없는 소리다이 시가 나온 지 딱 1년이 지나 자오선에는 노정기路程記라는 작품이 발표된다거기에는 쫓기는 마음 지친 몸이 등장한다남십자성이 비춰주지도 않아 목숨이 마치 깨어진 뱃조각 같다고 씌어 있다그러니 잊어서는 안 된다육사는 영웅이기 전에 몸과 마음이 있는 한 사람이었다고단하고 고통스러웠던 사람이었다사람이 지켜준 곳에 우리 사람들이 살고 있다.

 

나민애(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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