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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에세이

안희연의 「파트너」 감상 / 임종명

작성자강인한|작성시간25.02.08|조회수425 목록 댓글 0

안희연의 파트너」 감상 임종명

 

 

 

파트너

 

​  안희연

 

너의 머리를 잠시 빌리기로 하자

개에게는 개의 머리가 필요하고 물고기에게는 물고기의 머리가 필요하듯이

두 개의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나오더라도 놀라지 않기로 하자

정면을 보는 것과 정면으로 보는 것

거울은 파편으로 대항한다

 

잠에서 깨어나면 어김없이 멀리 와 있어서

나는 종종 나무토막을 곁에 두지만

우리가 필체와 그림자를 공유한다면

절반의 기억을 되찾을 수 있겠지

 

몸을 벗듯이 색색의 모래들이 흘러내리는 벽

그렇게 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

나의 두 손으로 너의 얼굴을 가려보기도 하는

 

왼쪽으로 세 번째 사람과 오른쪽으로 세 번째 사람

손목과 우산을 합쳐 하나의 이름을 완성한다

나란히 빗속을 걸어간다

최대한의 열매로 최소한의 벼랑을 떠날 때까지

 

 

     —시집 『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 2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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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트너는 어떤 일을 둘이서 할 때 짝이다그래서 화자는 파트너인 "너의 머리를 잠시 빌"릴 수밖에 없다파트너와 케미가 좋으면 일이 순조롭고 성과가 난다하지만 화자는 파트너와 그렇지 못했던 것 같다. " 두 개의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나"오고거울을 "정면을 보는 것과 정면으로 보는 것"처럼 "파편으로 대항한다". 너무 "멀리 와 있"게 되고 "필체와 그림자를 공유"하지 못해 "절반의 기억"조차 잊어버린다심지어 파트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화자는 "두 손으로그의 "얼굴을 가"리기도 한다그러다 화자는 "왼쪽으로 세 번째 사람"이 거울에서 "오른쪽으로 세 번째 사람"인 것처럼 파트너가 남이 아닌 또 다른 나인 걸 깨닫는다그리고 파트너라는 "하나의 이름을 완성"하고 "나란히 빗속을 걸어간다". 어쩌면 이 시에서 화자인 ''는 안희연 시인 자신이고파트너인 ''는 시가 아닐지 모르겠다.

 

 임종명(네이버 블로거 '숲속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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