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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에세이

문태준의 「두터운 스웨터」 감상 / 박준

작성자강인한|작성시간26.06.06|조회수201 목록 댓글 0

문태준의 두터운 스웨터」 감상 박준 

 

두터운 스웨터

 

  문태준

 

 

   엄마는 엄마가 입던 스웨터를 풀어 누나와 내가 입을 옷을 짜네 나는 실패에 실을 감는 것을 보았네 나는 실패에서 실을 풀어내는 것을 보았네 엄마의 스웨터는 얼마나 크고 두터운지 풀어도 풀어도 그 끝이 없네 엄마는 엄마가 입던 스웨터를 풀어 누나와 나의 옷을 여러날에 걸쳐 짜네 봄까지 엄마는 엄마의 가슴을 헐어 누나와 나의 따뜻한 가슴을 짜네

 

             —시집 『우리들의 마지막 얼굴』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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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속 등장하는 인물은 자신이 입던 스웨터의 털실을 풀어내고 있습니다동그란 실패에 감겨 있던 털실을 한 뜸 한 뜸 떠서 스웨터를 만든 게 어제 같은데공들여 만든 스웨터의 실을 다시 풀어내는 것입니다하지만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다시 실패를 만들어 딸과 아들이 입을 옷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니까요풀어도 풀어도 실패는 끝이 없지만 인내심을 갖고 눈앞의 이에게 따뜻한 가슴 하나를 새로 만들어주고자 하는 것입니다늦봄도 다 지난 여름의 시작왜 스웨터를 말하는가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습니다하지만 이는 옷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 실패한 시간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시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박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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