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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에세이

신혜정의 「맨스플레인」 감상 / 이은화

작성자강인한|작성시간26.06.18|조회수227 목록 댓글 0

신혜정의 맨스플레인」 감상 이은화

 

 

맨스플레인

 

  신혜정

 

 

당신은 설명을 했을 뿐인데

내가 그렇게 받아들인 것

이라고 했다

 

당신은 오해라고 했고 나는

가스라이팅이라 불렀다

 

정작 진실은 정물화처럼

고정된 것이 아님을 깨닫는 데

평생이 흘렀다 나는

 

그것을 아주 작은 우주의 파편

관측 사상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아 주었다

 

시간은 설명이 필요 없다는 것을

설명할 곳이 필요했다

 

....................................................................................................................................

 

   우리는 서로의 대화가 언어의 소유권을 둘러싼 다툼처럼 느껴질 때가 있지요같은 문장이 누군가에게는 친절함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감정적 침입이 되는 순간들. “당신은 설명을 했을 뿐인데 내가 그렇게 받아들인 것이라고 했다라는 문장처럼 우리는 책임을 문법 뒤에 숨기는 화법을 경험합니다이런 이유로 사건 자체보다 왜 그렇게 말했는가와 왜 그렇게 느꼈는가에 대한 해석이 앞서지요.

   관계란 때로 아주 작은 우주의 파편처럼 사소한 말투 하나시선 하나에 오래된 사이가 틀어지기도 합니다설명의 높낮이한숨의 길이미세한 웃음이 관계의 방향을 바꾸어 놓는 것처럼요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말하고 싶어 하지요자신을 온전히 이해받지 못한 상황을 답답해하면서요어쩌면 시간은 설명이 필요 없다는 것을” 깨달은 뒤에도 설명할 곳이 필요하다는 시인처럼설명이란 이해받고 싶은 바람이 담긴 요청이 아닐까요그래서 자꾸 설명하고 싶어지나 봅니다이 시는 우리의 설명이 친절한 강요로 이어지는 건 아닌지 그리고 자신의 인정욕구는 어떤지 생각하게 합니다.

 

  이은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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