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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읽기

[시]두 개의 시선 / 위상진

작성자강인한|작성시간07.12.27|조회수275 목록 댓글 0
두 개의 시선

위상진




르네 마그리트,
그는 그림에 문을 달아 주고 나가고 싶었을까
그의 언어가 그림으로 들어갔네
유리창을 열고 나간 바다가
새의 날개를 달고 있어요
그곳으로 날아든 새는 시간을 놓아 버렸네
창 안의 바다는 우울하게 저물어가고
숨겨진 그림은 보이지 않는 섬이 되는 걸까

밤의 공중전화 부스를 열었어요
그곳에 갇혀있는 어둠은 또 하나의 그늘이 되기도 하나요
부스에 담겨있던 말이 와르르 쏟아져 내리네요
누군가 누르다 간 번호판
움푹한 곳에 지문이 파랗게 돋아나고 있어요
자정에 멈춘 시계에선 여전히 시간이 새어나오고
머뭇거리던 안개가 부스를 섬처럼 둘러싸요



-<시와 상상> 2007.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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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상진 / 1993년 《시문학》으로 등단. 시집 『햇살로 실뜨기』외 다수. 〈마중물〉시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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