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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순의 힘 / 김미승

작성자강인한|작성시간22.01.14|조회수668 목록 댓글 0
모순의 힘


   김미승




‘모순’이라는 말 속엔
마른 가지를 뚫고 나오는
새싹의 매운 눈이 숨어 있다

고란사 약수터의
팔보다 긴 물바가지,
용을 써도 할 수 있는 일이란
내 입이 아닌 타인의 입에만
닿을 수 있다는 거

가을 하늘을 행군하는
기러기 떼의 V자 대열,
앞으로 나아가려 기를 쓴 날갯짓
파닥파닥……
실은 뒤따르는 지친 날개들에게
상승기류를 전달하는
거대한 비행 동력이라는 거
팔보다 긴 물바가지라는 거

‘모순’이라는 말 속에선
흙바닥을 뒹구는 비 냄새가 난다




          ⸺계간 《문학들》 2021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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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승 / 1963년 전남 강진 출생. 1999년 계간 작가세계로 시 등단시집 네가 우는 소리를 들었다』 『익어 가는 시간이 환하다』 그밖에 청소년소설과 동화 여러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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