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삼각형(외 2편)
서상민
개구리 울음소리는 삼각형이다
허공의 한 소실점을 향해
일제히 날아오르는 뾰족한 울음이
와르르 쏟아져
둥글게 들릴 뿐이다
개구리 울음을 둥글다 생각하는 건
위험한 일이다 조심해
둥근 칼날에 불면이 베일 수 있다
개구리 울음 같은 환약을 먹은 적 있다
목구멍 가득 차오르는 신열이
환삼덩굴을 깨우는 들판이다
행복이란 손끝에 당신을 묻히거나
나를 더는 일
각진 달들이 퍼즐처럼 끼워져
둥글게 떴다
저 여자의 둥근 배를 봐
뿔룩거리는 손과 발
예각의 울음이 뛰쳐나올지 모른다
세상에 모서리를 내준 저 늙은 등을 봐
갓난아기의 울음소리가 떨어질 기미가 없다
묏등에 핀 꽃 같다
검은 모자에서 꺼낸 흰 나비처럼
길고 흰 손
그 손가락으로 검은 모자에서 꺼낸 흰 나비처럼
암막의 무대 위를 날아다니다
한순간 흔적 없이 사라지는 나비처럼
잘못 든 길에서 마주친
우연한 나비처럼
비상에는 이유가 없고
심장에는 향방이 없네
양들의 입술 위에 얹힌 나비처럼
믿고 싶은 거짓말처럼
검은 심장에 피가 도네
가면을 쓴 마술사의 눈을 피할 수 없네
눈이 내리네
눈썹 위에 내려앉은 나비가
주르륵 눈물로 흩어지네
단 하나의 주문을 완성하기 위해
자신을 버린 마술사처럼
거짓말을 믿기 위해
날개를 다친 나비처럼
공연이 끝나고
마술사가 떠나네
흰 박수 소리 등 뒤에 파닥이네
죽은 나비들이 테이블 위에 쌓이네
혀의 방식
입속에
혀는
방아쇠
격발된 말이
목젖을 지나 뼈를 돌아
시시비비 낮과 밤 갈증을 넘어
마른 혈관에 불꽃으로 타올라
일 톤의 폭약이 매설된 심장에서 꽝
손끝 발끝 모든 말단으로
독처럼 갈라지는 불길
한때는 혀에 혀를 더해
맹목을 나누던 사랑이었으나
그것은 편애를 향한 간단없는 전쟁이었으니
입속에 혀는
외부로 드러난 내부의 칼
입을 이탈한 난폭한 혀가
요지부동한 왕조의 지붕을 태우고
혁명의 목을 치고
자결한 혀들이 쌓여가는 불타는 성전
혀에 고인 침을 뱉어내자
석편에 새겨진 죄의 목록들이 창궐하고
입속에
혀는
누대에 걸쳐 진화한
죄와 벌
―시집 『검은 모자에서 꺼낸 흰 나비처럼』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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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민 / 경기 김포 출생. 한국외국어대학 독일어과 졸업. 2018년 《문예바다》 신인상으로 시 등단. 시집 『검은 모자에서 꺼낸 흰 나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