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두의 밤 이 원 모든 시간이 몰려오면 그림자들은 포구 근처에 몰려들 거니까 그때서야 끼룩끼룩 어흥어흥 야옹야옹 주륵주륵 예상 못한 소리를 쏟아낼 거니까 밖을 갈아엎는 시도가 시작된다면 우리는 안이 되는 거다 우리는 안이 없어지는 거다 벽 뒤에라도 숨어봐 벽 뒤란 없어 숨을 곳이 사라진 게 언제인데 태양은 떠올랐다 잠겼다 하니까 어깨와 등 사이니까 기도와 식도 옆 통로니까 검은 것이라면 무조건 너울처럼 쓰고 비치는 것은 무조건 눈코입이라고 말하고 피부 속에 눈을 밀어 넣으라니까 허공을 접으면 그래도 벽이 나타난다는 것 허공은 비밀을 간직할 줄 알아서 생김새와 소리를 맞춰보는 일은 없었다 질긴 가죽만 남은 지구에서 피리 소리가 났다 울음은 덩어리째 식도와 기도를 막았다 여기서 인사한다는 것 끊어진다는 것 네 몸에 아니 내 몸에 아니 숲속에 아니 지구에 성냥을 타닥타닥 켜봐 켜볼까 창문 돌멩이 파도 새의 강철 같은 부리 노란 털을 가진 고양이들 지구의 복도들 나란히 밤을 구하는 수밖에 —계간 《청색종이》 2022년 여름호 -------------------- 이원 / 1968년 경기 화성 출생. 1992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 시집 『불가능한 종이의 역사』 『사랑은 탄생하라』 『나는 나의 다정한 얼룩말』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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