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2
최인호
돌 위에 도롱뇽이 붙어있다
파충류의 피부는 쉽게 돌을 닮아간다
마른 돌 위에 오래 있을수록 도롱뇽은 미끄러워진다
돌 위에 눌어붙지 않도록
몸은 점액을 쏟아낸다
아마도 두려운 것이다
너무 오래 사랑을 나누다가
뒤엉킨 몸이 등나무 한 그루가 되었다는
어느 신화처럼.
파충류의 체온이 돌 위에 자국을 남긴다
y는 자꾸 죽는 꿈을 꿔서 베개 밑에 칼을 베고 잔다고 했다
겨울이 온 것 같아
그래서 겨울이 어느 정도 왔는데?
눈을 깜빡이는 동안에도 세계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곳은 비가 온 지 오래다
수면을 뚫고 돌이 솟아있다
—계간 《시와 편견》 2023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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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 / 1988년 서울 출생. 강남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201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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