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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담 / 신미나

작성자강인한|작성시간24.02.17|조회수583 목록 댓글 0

기담

 

   신미나

 

 

 

하늘에서 불타는 가마가 내려온다

검은 상자를 열면

붉은 옻칠을 한 목각인형

나비 대롱처럼 기다란 눈썹 두 가닥

 

어제 너는

이상한 꿈을 꾸었는데

오른쪽 볼에 찍힌 붉은 점처럼

불길하고 싱싱한 예감이

이제 막 태어나려는 걸 보았는데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

 

소용돌이치는 버드나무는

오직 사람이 아닌 것에만

그림자가 없는 것에만

젖은 뿌리를 감고 귀귀 울고

 

실로 묶어 매달아 놓은 목각인형이

핑그르르 두 바퀴 돌면

무서워라

허공에 들린 저 수많은 손이

한꺼번에 툭 떨어진다

 

 

 

      ―시 전문지 《아토포스》 2023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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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나 / 1978년 충남 청양 출생. 200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싱고, 라고 불렀다』『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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