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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읽기

[시]배니싱 트윈 / 김네잎

작성자강인한|작성시간24.10.01|조회수411 목록 댓글 0

배니싱 트윈(Vanishing Twin)*

 

   김네잎

 

​​

 

모체에서 동시에 두 개의 심장이 발생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너는 스스로 박동의 스위치를 꺼버렸다

내가 가담자였는지

이내 잊었지만

 

나는 네가 남긴 슬픔의 입자를 움켜쥐고 점점 더 선명해진다

 

웃지만

울지 않아

그래서 아픈 거야

매일 밤 천사가 찾아와 속삭였다

 

내 몸이 자라는 속도보다 슬픔이 먼저 차올라서

자꾸 넘치는

 

우리

우리의 시

우리의 어둠

꿈속까지 잠기는 연(緣)

 

누구의 잠인지 어리둥절해 하는 나를 수면 아래로 밀어 넣는 불안과 이질감

 

여긴 낯설어지는 방이구나

무결한 눈물로 소실(小失)을 애도하는 곳

내 꿈속을 벗어난 꿈을 돌보는 곳

 

나는 자꾸

두 개의 심장을

두 개의 마음을 상상한다

태어나기도 전에 이별을 습득한 것 같아

아무래도 네가 너를 슬쩍 남겨 놓은 것 같아

 

 

임신 중에 쌍생아 가운데 하나가 모체에서 부분적으로나 완전히 사라지는 태아를 말한다.

 

              ―계간 《아토포스》 2024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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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네잎 / 2016년 영주일보〉 신춘문예로 작품 활동 시작시집 우리는 남남이 되자고 포옹을 했다에세이집 상처받은 나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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