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니싱 트윈(Vanishing Twin)*
김네잎
모체에서 동시에 두 개의 심장이 발생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너는 스스로 박동의 스위치를 꺼버렸다
내가 가담자였는지
이내 잊었지만
나는 네가 남긴 슬픔의 입자를 움켜쥐고 점점 더 선명해진다
웃지만
울지 않아
그래서 아픈 거야
매일 밤 천사가 찾아와 속삭였다
내 몸이 자라는 속도보다 슬픔이 먼저 차올라서
자꾸 넘치는
우리
우리의 시
우리의 어둠
꿈속까지 잠기는 연(緣)
누구의 잠인지 어리둥절해 하는 나를 수면 아래로 밀어 넣는 불안과 이질감
여긴 낯설어지는 방이구나
무결한 눈물로 소실(小失)을 애도하는 곳
내 꿈속을 벗어난 꿈을 돌보는 곳
나는 자꾸
두 개의 심장을
두 개의 마음을 상상한다
태어나기도 전에 이별을 습득한 것 같아
아무래도 네가 너를 슬쩍 남겨 놓은 것 같아
* 임신 중에 쌍생아 가운데 하나가 모체에서 부분적으로나 완전히 사라지는 태아를 말한다.
―계간 《아토포스》 2024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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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네잎 / 2016년 〈영주일보〉 신춘문예로 작품 활동 시작. 시집 『우리는 남남이 되자고 포옹을 했다』, 에세이집 『상처받은 나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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