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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읽기

[시]토끼와 싸랑부리 / 최두석

작성자강인한|작성시간26.06.17|조회수168 목록 댓글 0

토끼와 싸랑부리

 

  최두석

 

 

 

어린 내게 처음 맡겨진 일은

토끼 기르기였다

 

둘러메고 온 책보를 방에 풀어놓으면

들리는 어머니 말씀이

퇴끼 배고프것다였다

 

나도 배가 고팠지만

소쿠리 들고 들로 나갔다

들로 나가 싸랑부리 보면 눈이 번쩍 뜨였다

 

뜯어 온 풀을 토끼장에 넣어주면

토끼는 맨 먼저 싸랑부리를 입으로 가져갔다

 

토끼가 너무나 맛나게 먹는 바람에

나도 입에 넣고 씹다가

쓴 맛에 놀란 적도 있었다

 

꺾으면 젖물이 뽀얗게 흐르는 싸랑부리

희고 노란 꽃까지 냠냠거리며 먹던 토끼

토끼가 싸랑부리 먹는 모습 보기 좋았는데

 

이제는 표준말로 씀바귀라 말할 뿐

아무도 싸랑부리라 말하지 않는다.

 

 

 

                 —계간 문학과 사회》 2026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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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두석 / 1980년 심상을 통해 시를 발표하기 시작했음시집 대꽃』『임진강』『성에꽃』『사람들 사이에 꽃이 필 때』『꽃에게 길을 묻는다』『투구꽃』『숨살이꽃』『두루미의 잠』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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