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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읽기

[시]탁자 위에 수석은 / 이연자

작성자강인한|작성시간26.06.18|조회수195 목록 댓글 0

탁자 위에 수석은

 

   이연자

 

 

바오바브나무 숲 그늘 같다

 

코끼리 영혼은 푸른빛이라는데

수석은 나를 바오바브나무가 있는 곳으로 데려간다

 

해를 삼킨 바오바브나무

저녁이 되자 희뜩희뜩한 어스름으로 출렁거린다

 

바오바브나무는 코끼리가 심어놓은 우물

그 속으로 다시 돌아가고자

코끼리의 영혼은 수석으로 숨어들었으리라

바오바브나무수십억 광년의 어둠에 잠겨 있으니

까맣게 죽은 나의 발톱에도 피가 다시 흐른다

 

이 세상의 마지막 코끼리 여왕이

풀뿌리 하나씩 물고 숨을 고르고 있을 때

휘어져 있는 것은 저 지평선이 아니고

몸을 벗고 가는 저 달이 뜨는 입구가 아닐까

 

비를 기다리는 바오바브나무사실은

제 몸속에 코끼리 울음 같은 천둥을 키우고 있어

원을 그리고

크고 힘센 바람을 곁가지에 숨겨두었으리라

 

탁자 위의 수석은

코끼리의 심장에 박힌 뼈라고

심장의 뼈만이 땋아낸 푸른빛이라고 속삭인다

아프리카를 다녀온 지 서른 해가 지나서야

저 영롱한 말을 알아듣게 되었다

 

 

                —시집 벼락 꺼내 오기』 20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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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자 / 956년 전남 장흥에서 출생.  2019년 문예바다》 신인상에 당선하며 등단시집세 개의 심장이 뛰는 연못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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