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불리기 위한 마지노선 (외 1편)
송기영
당신처럼 서툰 사람은 처음 봐
내가 한 말이다
귓불까지 빨개진다 너를 떠올리면
귓불은 촌스럽기도 하다
꽃을 산다
너를 부르기 위해
꽃집 아가씨가 웃는다
아무래도 우스워
꽃을 사고, 꽃집 아가씨도 산다
"당신처럼 서툰 사람은 처음 봐"
꽃집 아가씨의 말이다
귓불을 떼내고 싶어진다
시들해지는 꽃 이파리
달리 부를 수 없어서
너를 판다
꽃병은 쓰레기통으로도 불린다
당신 입에 손을 넣으면 사막이 만져져
손 안 탄 영혼이 어디 있나요?
꽃집 아가씨가 드라이하게 웃는다
아무래도 우스워서
꽃집 아가씨를 팔고 꽃집을 산다
나비들이 앉았던 자리에서 독물이 흐른다
꽃집은 꽃 무덤으로도 불린다
귓불이 훅 달아오른다
또 어떤 추억 속에 들어 있는,
―《현대시》2008년 11월호
-------------------------------------------------
샤갈의 花요일 밤
花요일 밤에 오세요. 맨발로, 펑펑. 화장이 번진 스텝도 좋아요. 하나, 둘 지붕을 걷고 턴테이블에 전원을 넣으면, 아주 오래된 왈츠에 맞춰 지구가 돌아요. 둥글둥글 왼쪽으로 도는 집시들. 죽은 엄마와 떠난 애인이, 실족사한 새들과 목 부러진 꽃들이 서로의 발을 밟으며 돌아요. 펑펑 오세요. 눈을 감으면 왼쪽으로 빙글빙글 감전되는 花요일 밤, 오세요. 왈츠를 추며 얼굴을 묻으러. 꽃삽은 필요 없고요. 전등 위에 손을, 손 위에 검은 구름을 깍지 끼고 함께 돌아요. 사뿐사뿐, 목을 매도 모른 척해 줄게요. 당신 걷던 자리마다 b플랫 단조. 베란다 창문을 열고, 하나, 둘 전원을 넣으면
왈츠에 맞춰
우리였던 얼굴들이 허공을 돌아요
맨발로, 핑
그르르
―《시인시각》2008년 가을호
---------------
송기영 / 1972년 서울 출생. 한양대 국문과 대학원 수료. 2008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
송기영
당신처럼 서툰 사람은 처음 봐
내가 한 말이다
귓불까지 빨개진다 너를 떠올리면
귓불은 촌스럽기도 하다
꽃을 산다
너를 부르기 위해
꽃집 아가씨가 웃는다
아무래도 우스워
꽃을 사고, 꽃집 아가씨도 산다
"당신처럼 서툰 사람은 처음 봐"
꽃집 아가씨의 말이다
귓불을 떼내고 싶어진다
시들해지는 꽃 이파리
달리 부를 수 없어서
너를 판다
꽃병은 쓰레기통으로도 불린다
당신 입에 손을 넣으면 사막이 만져져
손 안 탄 영혼이 어디 있나요?
꽃집 아가씨가 드라이하게 웃는다
아무래도 우스워서
꽃집 아가씨를 팔고 꽃집을 산다
나비들이 앉았던 자리에서 독물이 흐른다
꽃집은 꽃 무덤으로도 불린다
귓불이 훅 달아오른다
또 어떤 추억 속에 들어 있는,
―《현대시》2008년 11월호
-------------------------------------------------
샤갈의 花요일 밤
花요일 밤에 오세요. 맨발로, 펑펑. 화장이 번진 스텝도 좋아요. 하나, 둘 지붕을 걷고 턴테이블에 전원을 넣으면, 아주 오래된 왈츠에 맞춰 지구가 돌아요. 둥글둥글 왼쪽으로 도는 집시들. 죽은 엄마와 떠난 애인이, 실족사한 새들과 목 부러진 꽃들이 서로의 발을 밟으며 돌아요. 펑펑 오세요. 눈을 감으면 왼쪽으로 빙글빙글 감전되는 花요일 밤, 오세요. 왈츠를 추며 얼굴을 묻으러. 꽃삽은 필요 없고요. 전등 위에 손을, 손 위에 검은 구름을 깍지 끼고 함께 돌아요. 사뿐사뿐, 목을 매도 모른 척해 줄게요. 당신 걷던 자리마다 b플랫 단조. 베란다 창문을 열고, 하나, 둘 전원을 넣으면
왈츠에 맞춰
우리였던 얼굴들이 허공을 돌아요
맨발로, 핑
그르르
―《시인시각》2008년 가을호
---------------
송기영 / 1972년 서울 출생. 한양대 국문과 대학원 수료. 2008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