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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읽기

[시]새 / 유자효

작성자강인한|작성시간05.05.01|조회수615 목록 댓글 0


유자효




산불이 났다
불의 바다 속에서
작은 새 한 마리가 떠나지 않고 있었다
새는 나무 위에 맴돌며
애타게 울부짖었다
그 곳에는 새의 둥지가 있었다
화염이 나무를 타고 오르자
새의 안타까운 날갯짓은 속도를 더해갔다
마치 그 불을 끄기라도 하겠다는 것처럼,
둥지가 불길에 휩싸이는 순간
새는 벼락처럼 떨어져 내렸다
그리고 감싸 안았다
갓 부화된 둥지 속의 새끼들을,
그리고는 순식간에 작은 불덩이가 되었다

폼페이에는 병아리들을 날개 속에 감싸안은 닭의 화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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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효 1947년 서울 출생. 서울대 졸업. 1972 시조문학에 <혼례>를 발표하며 등단. 시집 『성 수요일의 저녁』『짧은 사랑』『떠남』『내 영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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