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밀도
이영혜
서툰 사랑 흔적을 남기지요
내 거친 손길
솜털 보송한 당신 몸에
멍 자국을 남겼고
달디단 당신 넘쳐흐르던 꿀물은
내 흰 셔츠에 갈색 얼룩으로 남아
지울 수 없는 기억으로 새겨졌지요
뱀의 혀보다 더 차고 촉촉했던 첫 입맞춤에
입술과 목젖까지 부풀어 올랐어요
숨쉬기조차 힘든 열병으로
며칠을 붉게 앓아내고야
내 핏줄에 스민 당신이란 독을 깨달았죠
이브의 사과보다 더 유혹적인 당신
한 마리 벌레처럼 나,
물큰한 살 속에 오래 파묻히고 싶었으나
내 무엇으로도 뚫을 수 없던
당신 철갑의 심장을
뱉지도 삼키지도 못한 채
내겐 너무나 치명적인 당신을
목울대에 품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또 여름은 오고
재발성 과민성 외사랑은 다시 도져
나는 한 계절
당신을 앓고 있답니다
—《문학 • 선》2011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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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혜 / 서울대 치과대학원 졸업. 치의학박사. 2008년 《불교문예》로 등단.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문창과 졸업. 현재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외래 조교수, 박앤이서울치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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