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들
이송희
어둠이 흘러내려 눈앞을 가린다
상처 난 등허리에선 고름이 또 흐르고
다 썩은 사과냄새가 부풀어 올랐다
캄캄하고 조용한 이 들판은 어디인가
무성한 꽃, 이파리들도
한 계절을 버리고
멀리서 개 짖는 소리만
스멀스멀 기어온다
빈 들판 한가운데 바람을 막던 나무
온몸에 들끓는 벌레
그루터기를 덮는다
다 늙은 바람의 주름살, 나이테를 그린다
—《시인시각》2011년 가을호
-----------------
이송희 / 1976년 광주 출생. 200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조 당선. 시집 『환절기의 판화』.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