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썹
유병록
침이 흐른다
눈물이 흘러내린다 고통이 지나갈 때마다
지진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일그러지는
저기 무성한 숲이 있었다니
욕망의 키를 재어볼 수 있는 나무가 있었다니
그 나무들을 베어
식탁과 책상을 만들었다니
저 숲을 밤새도록 흔들어대던
폭풍의 밤은 지나갔다
숲에서 벌어졌던 몇 가지 연애 사건도
모두 소문이 되었다
구부러진 나무 몇 그루
간신히 대칭의 무늬를 이루고 있는 숲
금이 간 자연의 비유는
복원되지 못한다
날개가 상한 나비처럼 벌레 먹은 나뭇잎처럼
망설임도 죄책감도 없이
곧 무너져 내릴 대칭의 세계
그녀가 웃는다 혹은 운다
죽기 전에
나비가 날개를 활짝 펼쳐 보이듯
—웹진《시인광장》2011년 11월호
-----------------
유병록 / 1982년 충북 옥천 출생.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2010년〈동아일보〉신춘문예 당선.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