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국(水菊)
정한아
잉크가 마르는 동안 나는 사랑했네
부끄럼 없이 꺾은 꽃봉오리 한 채의 수줍음과
그 千의 얼굴을
그것은 한 꽃의 일평생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망설임
열 길 물 속
다 들켜버린 마음
나 사랑하는 동안 시들고 비틀린
열매 없는 창백한 입술들이여
똑같은 꽃은
두 번 다시 피지 않는 것을 ;
이 모든 것은 헛되고 헛되었으나
세상은 언제나 완전했네
—《문장웹진》2011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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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아 / 1975년 경남 울산 출생. 성균관대학교 철학과 졸업. 연세대 대학원 국문과 박사 과정. 2006년 《현대시》로 등단. 시집『어른스런 입맞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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