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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읽기

[시]먹염바다 / 이세기

작성자강인한|작성시간05.08.21|조회수361 목록 댓글 0
먹염바다

이세기



바다에 오면 처음과 만난다

그 길은 춥다

바닷물에 씻긴 따개비와 같이 춥다

패이고 일렁이는 것들
숨죽인 것들
사라지는 것들

우주의 먼 곳에서는 지금 눈이 내리고
내 얼굴은 파리하다

손등에 내리는 눈과 같이
뜨겁게 타다
사라지는 것들을 본다

밀려왔다 밀려가는 것 사이

여기까지 온 길이
생간처럼 뜨겁다

햇살이 머문 자리
괭이갈매기 한 마리
뜨겁게 눈을 쪼아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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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기 1963년 인천 출생. 1998년 실천문학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먹염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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