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헤엄
우진용
거북이 목만 쏘옥 내밀듯
아빠는 거북이 헤엄을 치네
등에는 어린 아들 태우고
목욕탕 냉탕에서 떠돌고 있네
무동이 광대 타고 줄타기 하듯
토끼가 자라 타고 동해에 가듯
아버지 무등 타던 어린 시절 따라
어린 아들 젊은 아빠 타고 떠도네
실개울 냇물 타고 거북이 헤엄치고
냇물이 강물 타고 거북이 헤엄치고
그 강물 바닷물 타고 거북이 헤엄쳤다는
그토록 길었던 이야기를 알지는 못하지만
아버지가 아빠를 태우던 그 옛날이
몰래몰래 흘러와 발가락이 간지럽고
간지럼이 다시 간지럼으로 만날 거라는
이토록 길어질 이야기를 알 리는 없지만
한세상 또 한세상 타고 흘러서 가면
이야기가 이야기를 타고 흘러오듯이
아주아주 오래된 거북이 헤엄을 보네
아주아주 오래될 거북이 헤엄을 보네
—《화요문학》2012 가을 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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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진용 / 충남 천안 출생. 충남대, 건양대 대학원 졸업. 2003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로 등단. 2009년 시집 『흔(痕)』. 웅진문학상, 충남시협 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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