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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읽기

[시]빈 방 / 박찬세

작성자강인한|작성시간13.04.27|조회수530 목록 댓글 0

빈 방

 

   박찬세

 

 

 

어미는 꿈을 꾼다

지붕마루에 까치가 우는

잘못 묵은 지붕은 무엇으로 한을 달래나

빠진 앞니를 구렁이가 물어 가면 아이는 말을 잊는다지

어미는 또 까무룩 구렁이 꿈을 꾼다

아이는 말을 잊고

말을 잊은 아이에게 글을 가르칠 땐

창문에 입김을 불어 글을 쓴다지

흐려진 풍경이 어미의 손끝에서 선명해지고

아이의 혀가 담을 타고 넘어 간다

담 아래 아이는 왜 웃고 있을까

비는 어둠을 빌어 내리고

창문이 환한 방을 창밖으로 던질 때

아이가 잃어버린 발음들의 빈 방을 적신다

구렁이 비늘이 창문에 돋아난다

 

 

 

                       —《유심》2013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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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세 / 1979년 충남 공주 출생. 대전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2009년《실천문학》 신인상으로 등단. pcsworl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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