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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머리카락좌 / 문혜진

작성자강인한|작성시간13.09.21|조회수498 목록 댓글 0

머리카락좌

 

   문혜진

 

 

입속에 진흙비 내리는 밤

죽은 자의 머리카락에서

텅 빈 증언들이

검은 하프로 비의 파국을 뜯는다

 

입속에 진흙비 내리는 밤

밤은 짙어지고

밤 속에서 나는

은하를 마신다

 

입속에 진흙비 내리는 밤

처녀의 다이아몬드 위쪽

검은 눈 은하

머리카락자리

 

입속에 진흙비 내리는 밤

긴긴 머리카락이 자라

별들의 눈을 찌르고

밤의 음부 속으로 파고든다

 

 

 

                       —《현대문학》2013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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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혜진 / 1976년 경북 김천 출생.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와 한양대학교 국문과 대학원 졸업. 1998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시집 『질 나쁜 연애』『검은 표범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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