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좌
문혜진
입속에 진흙비 내리는 밤
죽은 자의 머리카락에서
텅 빈 증언들이
검은 하프로 비의 파국을 뜯는다
입속에 진흙비 내리는 밤
밤은 짙어지고
밤 속에서 나는
은하를 마신다
입속에 진흙비 내리는 밤
처녀의 다이아몬드 위쪽
검은 눈 은하
머리카락자리
입속에 진흙비 내리는 밤
긴긴 머리카락이 자라
별들의 눈을 찌르고
밤의 음부 속으로 파고든다
—《현대문학》2013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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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혜진 / 1976년 경북 김천 출생.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와 한양대학교 국문과 대학원 졸업. 1998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시집 『질 나쁜 연애』『검은 표범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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