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옥
이종암
큐빅 떨어져 나간 아내의 머리띠 고치러
백화점 가는 길
차도 막히는데, 서라벌의
하늘거리는 선덕여왕의 치맛자락
금관 장식의 옥색 곡옥이나 보러 갈까
지난해 경주박물관 특별전에서 본
곡옥(曲玉)
그 쉼표,
내 뱃속에서 꿈틀꿈틀
자꾸만 자라고 또 자라네
곡옥을
바람의 흐름, 풍류라 말한 옛사람 말씀
하나도 틀린 말이 아니어서
곡옥과 곡옥이 합일(合一)하는
우주의 춤사위가 태극(太極)이다
옆자리에 누운 아내의 해사한 웃음
곡옥!
—《현대시학》2013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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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암 / 1965년 경북 청도 출생. 영남대학교 사범대 국어교육과 졸업. 1993년부터 《포항문학》으로 작품 활동 시작. 시집 『물이 살다간 자리』『저, 쉼표들』『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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