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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벽의 장르 / 이제야

작성자강인한|작성시간14.03.31|조회수485 목록 댓글 0

벽의 장르

 

   이제야

 

 

 

흔적을 걸어두면, 그림이 될까요

 

정물화가 걸린 벽에서

움직이지 않는 감정들을 바라봅니다

한때는 오른쪽에 한 때는 왼쪽에 두었던

언어보다 사랑스러운 배치에 대해 생각합니다

날아가던 바람이 왼쪽에 앉을 때

정지한 사물들이 휘청이기 시작합니다

 

풍경화가 걸린 벽에서

껴안은 구간의 감정들을 바라봅니다

여기에서 저기까지만 싹둑, 한 계절로 담았던

편집된 공간에 대해 생각합니다

지나가던 구름의 손이 다른 곳을 더듬을 때

나무와 지붕의 대사가 달라집니다

 

그림을 걸어두면, 흔적이 살아날까요

 

                       —《애지》2014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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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 1987년 출생. 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 2012년《애지》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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