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의 장르
이제야
흔적을 걸어두면, 그림이 될까요
정물화가 걸린 벽에서
움직이지 않는 감정들을 바라봅니다
한때는 오른쪽에 한 때는 왼쪽에 두었던
언어보다 사랑스러운 배치에 대해 생각합니다
날아가던 바람이 왼쪽에 앉을 때
정지한 사물들이 휘청이기 시작합니다
풍경화가 걸린 벽에서
껴안은 구간의 감정들을 바라봅니다
여기에서 저기까지만 싹둑, 한 계절로 담았던
편집된 공간에 대해 생각합니다
지나가던 구름의 손이 다른 곳을 더듬을 때
나무와 지붕의 대사가 달라집니다
그림을 걸어두면, 흔적이 살아날까요
—《애지》2014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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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 1987년 출생. 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 2012년《애지》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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