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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읽기

[시]이상한 계절 / 김선재

작성자강인한|작성시간14.11.26|조회수1,109 목록 댓글 0

이상한 계절

 

   김선재

 

 

 

돌아설 곳이 없는 밤입니다

 

모닥불은 꺼지고

부풀어 오르는 구름들이

점점

먼 곳으로 흘러갑니다

 

사실은 그렇습니다

 

찢어진 하늘에 매달린 맨발들을 따라가면

이 길 끝은 섬들의 무덤

 

가라앉은 섬들이 울고 있습니다

 

버려진 신발에 발을 넣어 보는 일은

어제로 다가가 보는 일

나의 생에 당신의 먼 생을 포개 보는 일

 

잃어버린 말과 잊지 못할 이름들 사이에 서 있습니다

 

점점

달은 차오르고

발목을 자르고 흘러가는 구름들

 

영영 가지 않는 어제와 오지 않을 내일 사이에서

아직 내게 남은 부위를 확인하는 나날입니다

 

우리의 시간은 소금을 찍어 먹듯 분명해졌습니다

 

사실은 그뿐입니다

 

떠난 적 없는 사람들이 내내 돌아오지 않는,

이상한 계절입니다

 

더 이상 돌아설 곳이 없는 밤입니다

 

 

 

                       —《현대시학》2014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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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재 / 1971년 경남 통영 출생. 2006년 《실천문학》소설, 2007년 《현대문학》시로 등단. 소설집 『그녀가 보인다』『내 이름은 술래』. 시집 『얼룩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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