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그루 나무를 사랑한 한 마리 지빠귀처럼
안희연
잠시 걸음을 멈추고 생각한다.
같은 어깨를 나눠 가진다는 것에 대해.
왜 한 나무는 웃자라고 한 나무는
묘목에 그쳐 있는가에 대해.
지빠귀는 시름에 잠긴 나무에게로 먼저 날아간다.
너무 많은 죽음의 기억 때문에
몸을 일으킬 수 없는
과녁이 된 밤들을 끌어안는다.
사방에서 화살이 날아온다.
화살을 꽂고 반대편 나무에게로 간다.
뚫으려는 솟아오르려는
울어야만 도착할 수 있는 높이
피가 스민 열매를 향해서
태양과 눈 맞추는 시간을 마주한다.
눈이 멀어 반대편 나무에게로 간다.
거짓말처럼 하루가 흘러 있다.
화살을 꽂고 반대편 나무에게로 간다.
거짓말처럼 또 하루가 흘러 있다.
얼어붙어 얼어붙어 날아간다.
타오르며 타오르며 날아간다.
그렇게 공중은 길이 되고 집이 된다.
마지막 세 번째 나무는
멀리 둔다.
이 나무에서 저 나무에게로
이 나무에서 저 나무에게로
똑같이 아픈 나무를 오가다
눈앞에 없는 나무를 생각한다.
한 번도 열린 적 없는 철문이 열리고
흐느낌처럼 새어 나올 빛을 생각한다.
—《문예중앙》2014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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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연 / 1986년 경기 성남 출생. 명지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대학원 박사과정 재학. 2012년 《창작과비평》으로 등단.